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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호]
문화가 깃든 우리 지역 이야기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이하여 과거 피란민들의 기억 속으로 떠나는 랜선 여행. 지금 우리에게 한국전쟁은 일상과는 거리가 먼, 역사 속 한 편에 자리한 사건입니다. 전쟁 당시였던 그 시절 사람들에게 전쟁은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피란때 생긴 마을들


전쟁으로 인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면서 새로운 마을을 이룬 지역들이 있습니다. 현재에는 지역만의 특색을 갖추고 당시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서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지로 변화하기도 했는데요. 피란 때 생긴 마을의 이야기로 들어가봅니다.

1. 대구 향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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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촌문화관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문화예술인의 거리로 불리는 대구 향촌동. 이곳은 오랜 시간 동안 대구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전쟁의 아픔과 상실을 문학과 예술로 승화했던 피란 문인들이 전국 각지에서 이곳으로 모여들게 되면서 향촌동은 문인들의 정신적인 고향이 되었다고 합니다. 향촌문화관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당대를 대표하던 시인, 소설가, 화가, 작곡가 등이 전쟁의 고초를 겪은 세월 속에서도 예술혼을 꽃 피웠던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2.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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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동 계단골목과 책방골목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한국전쟁 당시 부산은 ‘피란의 수도’라고 부를 만큼 대표적인 피란지였지요. 보수동 뒷산 노천에서 천막을 치고 수업을 하는 학교들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보수동 골목길은 학생들의 통학길이 되면서 책방골목이 되었습니다. 현재에는 책방골목에서 축제를 열기도 하고, 오래된 책을 전시하거나 도서를 무료로 교환해주는 등 의미 있는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어 세월의 흐름을 따라 꾸준하게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명소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3. 부산 당감동 이북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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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감동의 거리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부산 서면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당감동 이북마을은 원래 화장터가 있는 동네였습니다. 6.25때 황해도와 평안도 피란민들이 내려와 정착하게 된 곳으로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아직도 피란민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당감동에는 황해도 사리원에서부터 이어진 냉면의 맛을 자랑하는 냉면 맛집 '당감동 사리원 냉면'이 있습니다. 어려웠던 그 시절의 추억의 맛을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돼지고기 수육과 함께 냉면을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피난민을 위로한 음식들


우리가 평소에 즐겨 먹는 대표적인 분식인 매콤한 고추장 떡볶이, 출출할 때 챙겨 먹는 주먹밥, 그리고 별미로 챙겨 먹는 아바이순대, 속초냉면 등이 피난 생활 당시 생겨났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어렵게 살아가던 시절 피난민들이 새로운 지역에 터를 잡고 허기를 채우기 위해 먹던 음식들이랍니다. 당시의 애환과 역사적 배경이 결합된, 피난민을 위로했던 음식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이주로 인해 생긴 음식 (아바이순대, 속초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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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순대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6.25전쟁 당시 함경남도 피난민들이 속초 청호동에 정착을 하면서 ‘아바이순대’와 ‘속초냉면’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본디 아바이순대는 돼지대창에 돼지선지, 찹쌀밥, 배추우거지등의 재료를 함께 버무려 쪄낸 음식이지만, 강원도 현지에서 나는 오징어와 배추를 재료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속초 냉면 역시 현지화된 이북음식인데요. 이북에서 흔한 감자 전분대신 고구마 전분을 사용하고 명태회 혹은 황태식혜를 고명으로 사용한 형태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2. 미국의 밀 원조로 생겨난 음식 (떡볶이, 구포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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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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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포국수 / 이미지출처 : 낙동문화원


원조 떡볶이 레시피는 궁중에서 비롯된 간장을 베이스로한 조리방식으로, 현재 우리 즐겨먹는 고추장 떡볶이와는 사뭇 다릅니다. 고추장 떡볶이는 6·25 전쟁 당시 비롯된 음식으로 미국의 원조로 대량의 밀가루가 공급되면서 새로 생긴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밀가루로 저렴한 밀떡을 만들어냈고, 여기에 고추장 양념을 하여 판매한 것이 우리가 즐겨 먹는 국민간식 떡볶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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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지역N문화/부산광역시문화원연합회


미국의 밀 원조로 탄생하게 된 음식이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부산 구포동의 구포국수입니다. 밀은 미국의 밀 원조가 있기 전까지 국내에서는 희소성 있는 곡물이었습니다. 때문에 밀로 만든 국수는 돌잔치나 혼인, 회갑 등 특별한 날에 먹었던 음식이었죠.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부터 국수는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기 위해 먹는 음식으로 변화하게 되어, 이제는 대중적으로 즐기는 음식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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