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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호]
문화가 깃든 우리 지역 이야기


여름이면 더 떠나고 싶어지는 바닷가. 대표적인 피서지로 손꼽히는 바닷가 지역에 얽힌 흥미로운 민담들이 전해 내려져 오고 있는데요. 여름이면 떠나고 싶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피서지들이 품고 있는 옛이야기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합시다.

강릉 / 고대 예국의 창해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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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예국의 창해역사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강원도 강릉에는 고대 부족국가인 예국과 관련한 인물 설화가 한편 전해져 내려옵니다. 강릉시 일대에 고대 부족국가인 ‘예국(濊國)’이 있었습니다. 옛날 예국에서 한 할머니가 빨래를 하다가 박같이 생긴 큰 알 한 개를 가져왔는데요. 알을 방안에 두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알에서 남자 아이 한 명이 나왔다고 합니다. 얼굴빛이 검다고 해서 검을 여(黎)를 성씨로 하고. 이름을 용사(勇士)라 하였습니다. 여용사는 힘이 장사라 사나운 호랑이를 맨손으로 잡기도 하고, 수백 명의 사람들이 들지 못하는 종을 들어 옮기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중국의 장량이 진시황을 시해하려 여용사를 데리고 가게 되는데요. 여용사는 진시황 시해에 실패해 모래밭을 뚫고 삼십리를 달아나 사라졌다고 합니다.

태안 / 거북이가 용으로 승천한 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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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가 용으로 승천한 용해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정당리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젊은 효자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물고기가 먹고 싶다는 어머니를 위해 낚시를 하던 효자는 물고기 대신 거북이를 잡았는데요. 거북이를 큰 물그릇에 담아두고 고기를 잡으러 다시 바닷가에 나갔다 온 효자는 부엌에 상이 차려진 걸 보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계속 효자가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오면 부엌에 상이 차려져 있었는데, 어느 날 문틈으로 몰래 살펴보니 거북이가 여인으로 변하여 밥상을 차리는 것이었습니다. 효자에게 들킨 거북은 부득이 용이 되어서 승천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후 마을에서는 정당리 동쪽 바다에서 나온 거북이가 용으로 변하여 승천하였다고 하여 이 동쪽의 바다를 용해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남해 / 왜군을 물리친 남해 가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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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파랗게 칠해 왜군을 이긴 남해 가청이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몇 해 전, 왜국에서는 조선에 염탐꾼을 보냈습니다. 그의 정체를 알아챈 유성룡의 형은 벙어리 유서방 행세를 하며 그와 함께 다녔는데요. 하루는 염탐꾼이 잠들자 지도를 꺼내어 남해군 오곡리 일대를 파랗게 칠했습니다.
임진왜란 중, 조선 수군에 쫓기던 왜군은 지도에서 파랗게 칠해진 부분을 바다인 줄 알고 그쪽으로 도망쳤지만, 육지에 막혀 조선 수군에 몰살을 당했습니다. 이후 오곡리 마을은 ‘푸른빛을 더하다’라는 뜻으로 더할 ‘가(加)’ 자와 푸를 ‘청(靑)’ 자를 써서 ‘가청이’라고 불리게 되었답니다.

여수 / 오동도의 오동나무를 베어버린 신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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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의 오동나무를 베어버린 신돈/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전라남도 여수시 수정동에는 오동도가 있습니다. 본래 오동도는 오동나무가 많고, 섬의 모양도 오동잎처럼 생겼다고 하여 ‘오동도’라 불렸지만, 지금은 섬 어디에서도 오동나무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에 얽힌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려 말기 ‘요승(妖僧)’으로 불렸던 신돈은 오동도에 봉황이 날아드는 것을 보게 됩니다. 봉황은 임금을 상징하는 새였기 때문에, 신돈은 전라도 지역에서 새로운 왕이 탄생할 것을 직감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신돈은 개경으로 돌아가 공민왕에게 오동도의 오동나무를 모두 베어버릴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신돈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려는 국운이 다해버렸고, 이후 새로운 나라 조선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오동나무가 사라진 오동도만이 남게 되었죠.

제주도 세화리 / 용왕의 금기를 어겨 매오름이 된 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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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의 금기를 어겨 매오름이 된 박씨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에는 매오름이 있습니다. 매오름은 정상의 모양이 매의 부리를 닮았고, 양쪽을 뻗은 산등성이는 매의 날개처럼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매바위오름’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매오름에는 ‘홍수설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옛날 남해용궁의 아들 삼 형제가 용왕국의 법을 어겨 탐라로 귀양을 갔는데 당시 가난하던 탐라에서 무척 고생하며 지냈습니다. 이를 알게 된 남해용왕은 거북사자에게 탐라로 가서 삼형제를 데려오고, 혹시 삼형제가 신세 진 사람이 있다면 은혜를 갚도록 하게 했습니다. 거북사자는 삼 형제가 신세를 진 사람들을 찾아보았지만, 박씨 성을 가진 이가 마 한 뿌리를 준 것이 전부였습니다. 탐라의 각박한 인심에 화가 난 용왕은 화가 나서 탐라를 며칠 동안 바닷물에 잠기게 하고, 작은 성의라도 베푼 박씨에게만 피할 수 있도록 조용히 알려주게 했습니다. 거북사자는 박씨를 매로 변신시켜 오름 꼭대기에서 물고기를 절대 잡아먹지 말고 3일만 기다리라고 당부했습니다.

다음 날, 거북사자는 바닷물을 불려 탐라를 온통 물바다로 만들었고 용왕의 아들 삼형제는 용궁으로 돌아가기 위해 물고기로 변신했습니다. 이를 몰랐던 박씨는 거북사자의 당부는 잊은 채 배가 고파서 물고기를 잡아먹으려고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거북사자는 깜짝 놀라 매로 변신한 박씨를 그대로 바위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후로 오름 꼭대기가 매의 형상이 되었다고 하며, 제주도가 바닷물에 잠겼던 탓에 가시덤불과 돌밭이 가득한 거친 땅이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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