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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호]
문화가 깃든 우리 지역 이야기


7월 16일은 더위를 본격적으로 알리는 복날, ‘초복(初伏)’입니다. 비교적 덥지 않았던 작년 여름과 달리, 올여름에는 역대급 더위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우리 선조들은 복날에 보양식을 먹으면서 무더운 더위를 이겨냈다고 하는데요. 코로나-19 확산과 더불어 건강관리와 면역력 증진이 더욱 중요해진 지금, 몸을 보호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역별 보양식들로 더위를 물리쳐 보는 건 어떨까요?

경산남도 양산 지방의 여름철 보양식, 애호박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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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애호박죽은 경상남도 양산시의 향토음식으로 물에 불린 멥쌀에 애호박과 바지락살을 넣고 장국에 끓인 죽입니다. 애호박을 은행잎 모양으로 썰어서 멥쌀과 함께 끓여낸다는 점이 보통의 호박죽과는 사뭇 다른데요. 낙동강 하류에 있는 지리적 요건과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해산물을 사용한 지역만의 특색이 묻어나는 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용과 봉황의 기운으로 더위를 물리친다, 광산 용봉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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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탕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용봉탕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용과 봉황이라는 이름 자체만으로도 길하고 복된 음식입니다. 용을 상징하는 자라와 봉황을 상징하는 닭을 재료로 하여 끓여낸 여름 보양식으로, 1902년 고종의 즉위 40주년과 보령 51세를 축하하는 『고종임인진연의궤(高宗壬寅進宴儀軌)』에도 용봉탕과 음식 재료에 대해서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최고의 여름 보양식, 민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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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탕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민어탕은 6~7월이 1년 중 가장 기름지고 맛과 효능이 뛰어난 민어를 맑은장국에 토막 내어 넣고 끓인 보양식입니다. 옛날에는 인천 앞바다가 민어의 주요 산지였지만, 요즘은 북상하는 어군이 많지 않아 대부분 전남 해안에 머물고 있으며 전남 신안 앞바다가 우리나라 최고의 민어 산지라고 합니다. 암수 모두 살이 부드럽고 구수하며 씹을수록 뒷맛이 달게 느껴지는데요. 민어탕 이외에도 민어회 역시 여름 제철 음식이라고 합니다.

팥죽과 칼국수의 따끈한 만남, 전라북도 팥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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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칼국수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전라북도의 향토음식 팥칼국수는 과거에 먹을 것이 부족하여 어려웠던 시절의 허기를 달래주는 음식이었지만 지금은 사시사철 어디에서나 영양식이나 별미로 찾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팥칼국수는 얼핏 보면 겨울에 어울리는 음식처럼 보이지만, 고문헌을 들여다보면 팥죽과 칼국수는 더운 여름철의 피서 음식이었던 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팥물을 끓여 만든 앙금에 밀가루 또는 밀가루에 콩가루를 섞어 반죽한 칼국수를 넣고 끓여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하여 묵은김치 등과 함께 먹는 음식입니다.

여름철 ‘국민 보양식’ 괴산 어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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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죽(생선국수)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지금처럼 먼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바캉스 개념이 없었던 옛날에는 동네 인근의 개울이나 계곡을 찾아 더위에 지친 몸을 식히는 게 피서였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챙겨온 솥을 물가에 걸어놓고 족대나 투망, 통발 등을 활용해 물고기를 잡아 즉석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곤 했는데요. 잡은 물고기의 내장을 제거하고 푹 삶은 후 체에 거른 국물에 고춧가루와 고추장을 풀고 쌀과 야채를 넣어 푹 끓인 어죽은 여름철 서민들의 최고 보양식이기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충청북도 괴산군은 ‘조선의 3대 가장 좋은 물’로 꼽혔던 달천(疸川)이 흐르는 곳으로 1급수에만 사는 희귀종부터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어종까지 다양한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에 괴산군은 지금도 민물고기로 만든 ‘어죽의 명소’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특히 달천에서 잡아 올린 붕어ㆍ잉어ㆍ동자개ㆍ 빠가사리 등 민물고기를 끓여 만든 어죽에 국수를 넣은 ‘어죽국수’가 지역의 별미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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