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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은 독립운동가이자 승려이며 시인입니다. 1910년 친일승려 이회광 일파가 원종종무원을 설립하고 일본 조동종과 연합맹약을 체결하자, 이에 분개하여 1911년 승려대회를 개최하고 친일불교를 저지했습니다. 1919년 3·1 운동 독립선언 준비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여 3년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는데요. 옥에 있는 동안 『조선독립이유서』를 집필하기도 했습니다. 1922년, 출옥 이후로는 전국 각지를 돌며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경연을 열었으며, 1926년에는 시집 『님의 침묵』을 간행하여 문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님의 침묵』은 항일 의식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시입니다. ‘님’은 잃어버린 조국으로 해석될 수 있고 정의, 연인도 ‘님’이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의미를 가진 『님의 침묵』은 자유롭고 새로운 시의 형식, 독창적인 은유와 역설의 사용으로 한국 시사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시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독립운동가이자 시인 이육사는 1904년 5월 18일 안동에서 태어났습니다. 안동은 1894년 갑오의병이 일어난 곳이며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고장입니다. 안동의 저항정신을 체득하고 자라난 이육사는 17번이나 투옥을 당할 정도로 독립운동에 매진했고, 한글 사용이 규제 받자 한시만 발표할 정도로 의지가 굳은 독립운동가였습니다.

식민지 현실에 대한 비애, 일제에 대한 저항, 광복에 대한 염원을 담았던 시인 이육사의 대표시 「청포도」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광복에 대한 염원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청포도」 중 화자가 간절히 기다리는 “내가 바라는 손님”은 이육사가 17번의 투옥을 감내하면서까지 얻고자 했던 조국의 해방이었을 것입니다. 또 다른 대표시로 「절정」의 화자는 냉혹한 현실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지만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냅니다.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서화가 박기정. 16세 때 스승인 권돈인이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으니 다른 곳에서 학문에 몰두하라고 하여,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거처를 마련했습니다. 그는 1895년 을미의병이 일어났을 때 영월, 평창, 정선 지역에서 활동했던 의암 유인석의 의병부대에 가담해서 싸웠고, 유인석이 평창의 대화, 봉평 등지에서 의병을 모집할 때도 앞장서서 활약했습니다. 또한 김구·이승만·여운형 등 독립운동가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독립운동을 지원했습니다.

박기정은 ‘동대문 밖에서는 박기정을 따를 사람이 없다’고 일컬어질 정도로 글씨에 뛰어났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글씨보다는 그림을 많이 그렸고, 그중에서도 문인화를 많이 그렸습니다. 그가 문인화를 그린 것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은 곧은 성품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난을 칠 때 땅 위에 뿌리가 드러난 노근란을 주로 그렸는데, 이것은 일제식민지 조선의 땅에는 난초를 심지 않겠다는 강인한 선비의 지조를 상징합니다. 박기정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과 친일인사 위주의 서화협회 참여를 끝내 거부하고 서화전적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뛰어난 서화 솜씨에도 불구하고 재야의 예술가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기도 합니다.

춘사 나운규는 함경북도 횡령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3·1운동이 발발했을 때 횡령 지역에서 독립선언문 수천 장을 배포한 일이 일본 경찰에 적발되어 러시아로 피신했고, 이후 다시 북간도로 돌아와서는 독립군 단체에 들어가 항일운동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경찰 수비대의 교통로인 횡령-청진간 철도 폭파 미수 사건의 용의자로 검거되어 약 2년 동안 수감 되었습니다.

출감 후에는 신극단 ‘예림회’에서 배우로 활동하며 입지를 넓혀갔습니다. 나아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주연을 맡은 [아리랑]을 연출했고, [아리랑]이 흥행에 대성공하자 이어 ‘나운규프로덕션’을 설립하고 1929년 한국 최초의 문예영화 [벙어리 삼룡]도 제작하는 등 조선영화사에 기념비적인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그의 영화는 일제 식민지배에 대한 저항, 민족의 독립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었습니다. 뛰어난 배우로도 활약했던 나운규는 일제 식민통치의 억압과 수탈에 시달린 조선인들을 울고 웃게 만든 사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