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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호]
문화가 깃든 우리 지역 이야기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추석의 순우리말인 ‘한가위’는 연중 가장 크고 밝은 달이 뜨는 음력 8월의 한 가운데 날을 말합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 민족은 한가위를 어떻게 보냈을까요? 가족들과 함께 모여 추석 음식을 먹고 조상님께 감사드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한가위를 미리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삼국시대의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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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풍속도첩 / 이미지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한가위는 농경 시대부터 시작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옷감을 짜는 풍속은 농경이 시작된 신석기 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농경 생활을 하면서부터 한곳에 정착하게 되었고 계절과 기후의 변화에 적응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근거로, 세시 명절은 인간이 농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라 유리왕대에 여러 여인이 모여 집단으로 길쌈을 했다는 기록이 있는데요, 길쌈은 옷을 만들기 위한 직물, 즉 옷감을 짜는 과정을 말합니다. 유리왕대의 이 길쌈 행사는 겨울을 보낼 옷을 마련하고자 이루어졌습니다.

온가족이 함께 추석을 준비하는 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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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하는 모습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조상을 잘 섬기는 것은 유교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덕목입니다. 조상제사와 묘를 살피는 일은 살아있는 부모를 모시는 것과 같은 효행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죠. 후손들이 조상의 묘에 찾아가 그동안 묘자리 근처에 자란 풀을 제거하고 정리하는 것을 벌초라고 부릅니다. 추석 전에 벌초를 하지 않으면 자손이 없는 묘지로 여겨지기 때문에, 예로부터 자손이 있음에도 벌초를 하지 않는 행위는 불효와 다름없었죠. 지금도 추석 전 한 달간은 성묘하는 차로 도로가 붐비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햇곡식을 조상님께 올리는 추석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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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추석에는 햅쌀로 밥을 짓고, 술을 빚으며, 송편을 만들어 제물로 올립니다. 차례상에는 시절 음식이 올라가기 때문에 추석이 너무 일러 아직 곡식이 수확되지 않은 경우에는 벼 한줌을 베어서 밥 대신 놓기도 했습니다.

차례를 지내는 시간은 가정마다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추석날 아침에 지내지만, 자정에 지내는 곳도 있습니다. 차례가 모두 끝나면 추석절사를 지내거나 성묘를 지냅니다. 추석절사에는 한식날과 같이 축문을 읽고 산신제를 지냈다고 하는데요, 요즘은 절사보다는 성묘가 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성묘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지요.

*추석절사 : 추석에 조상의 묘소에 가서 지내는 제사. 추석에 지내는 제사라 하여 추석제사(秋夕祭祀), 추석성묘(秋夕省墓)라고도 한다.

보름달 뜨는 밤 아낙들의 놀이, 강강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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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강술래 / 이미지출처 : 문화재청


강강술래는 우리나라의 남서쪽 해안 일대인 해남·완도·무안·진도 지역에서 풍요와 풍작을 기원하기 위해 주로 추석날 밤에 행해졌던 부녀자들의 민속놀이입니다. ‘강강수월래’라고도 하는데, 이 말의 정확한 뜻은 아직까지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밝은 보름달이 뜬 밤에 수십여명의 마을 처녀들이 손에 손을 잡고 원을 둥글게 그리고 돌면서, 목청 크고 소리 잘하는 사람이 선창을 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뒷소리를 이어받아 노래를 부릅니다.

옛날에는 젊은 여성들이 한가위를 제외하고는 밤에 외출하거나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강강술래는 여인들이 밤새도록 놀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나 다름없었습니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문헌에 의하면 약 2,00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 삼한 시대 마한의 농촌풍습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군에게 병력을 들키지 않기 위해 여인들에게 모닥불 앞에서 강강술래를 하도록 했던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과식하게 되는 추석,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토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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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토란국 / 이미지출처 : 지역N문화


추석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음식은 송편입니다. 더불어 추석 제사상에 올리는 토란국이 있죠. 토란국에 대한 기록은 고려 후기 문인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서도 나타나, 일찍이 고려시대부터 토란국을 즐겨 먹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토란은 천남성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로 잎자루와 땅속 알줄기 부분을 주로 먹는데요, 추석 전후에 수확을 시작하기에 이 시기의 토란이 가장 맛이 좋습니다. 토란은 위와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소화를돕고 변비 예방에 효과가 있는 알칼리성 식품입니다. 기름진 음식들이 가득한 추석에 꼭 맞는 음식이죠.

토란은 오랜 기간 먹거리로 사용되어 온 작물이지만 손질할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토란의 껍질을 맨손으로 만지면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어서 미리 쌀뜨물에 담가 우려내거나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소금으로 문질러 씻어야 합니다. 또한, 유해성분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합니다. 올해 추석 상에는 토란국 한 그릇 꼭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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